여자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남자.

여자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남자. 그 이름은 백수라 한다. 현민은 하고 있던 게임을 종료하기 위해, 같이 사냥을 하기로 했었던 파티원들에게 채팅으로 말했다.

[나 나가봐야함.]

[엑? 님 어디가심?!]

[여친이랑 외출.]

[..님 동거한다고 하시지 않으셨음? 캐부럽]

그가 평소 게임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은 그의 개인 사정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. 밥 시간만 되면 여친이 밥 챙겨줘서 가야 한다 등등 무슨 일이 있을 때 마다 은경을 들먹이는 것도 있고, 은경도 가끔 게임에 접속하기 때문이었다.

[ㄴㄴ 처음엔 편했는데 이젠 잔소리꾼이 따로 없음]

동거를 시작할 땐 몰랐지만, 이제 보니 잔소리꾼이 따로 없다. 뭐, 다 애정어린 잔소리르 듣기 나쁜건 아니지만 말이다. 그의 말에 길드창이 순식간에 ㅋㅋㅋ로 도배되었다.

[ㅋㅋㅋㅋㅋㅋㅋㅋ 님 그런 말해도 됨?]

[막 같이굴러요님이 뒤에 있고 그런 거 아님? ㅋㅋㅋㅋ]

문파원의 지적은 정확했다. 그의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. 은경의 시선이었다.

찌릿-

“오빠.. 지금 뭐하세요? 안 챙기세요?”

나 지금 화났어요 라고 말하는 듯한 목소리.

“아.. 그..그게 말이야..”

“당장 챙기세욧!!”

“넵.”

문현민. 이젠 하는 일이 없어 여자에게 붙잡혀 사는 가련한 청년이다. ..어쩌다 일이 이지경이 됐지?

“게임은 제가 대신 꺼드릴게요. 옷 입으세요.”

“…알았어..”

현민은 떨떠름해 하면서 안방으로 들어갔다. 그리고-

“오빠!”

“…..”

아무래도 은경이 게임을 끄기 전에 채팅창 로그를 봤는지 새된 목소리가 들려온다.

오늘도 평화롭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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